손재주가 있으신가요? 귀금속세공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귀금속 세공공장 28년 차의 업계 사람으로서 세공기술자의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간혹, 네이버지식인등에서 귀금속세공을 배워보고 싶다, 세공 공장에 취직을 원한다는 글들에 세공학원등에서 답글을 달아 학원으로 유도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질적으로 귀금속공장에서 원하는 인재와 세공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학원은 사실상 시간 낭비입니다. 사실상 귀금속세공학과도 마찬가지입니다.
※귀금속 세공원, 기술자 되려는 분께 드리는 가이드라인
세공학원과 현장의 다른 점
학원등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청년정책지원금, 교육바우처등의 제공으로 학원생들이 본인의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학원도 국가에서 지원금(학원비)등이 100% 나오니 수강생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도 공장을 하면서 학원생들을 몇 명 채용을 해서 함께 일을 한 적도 있긴 한데 학원생들은 사실 현장과 너무 괴리감이 있었습니다. 학원에서는 반지 1개를 하루종일 예술하듯이 깎고 다듬는데 현장은 1개 가지고 하루종일 예술하듯이 만들어서는 타산이 나오지 않습니다.
반지 20개정도를 한 깡에 몇 개의 깡을 대량으로 만들어야 타산이 나옵니다. 세공공장에서 도매가로 나가는 수공비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세공공장은 예술을 하는 곳도 아니고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자영업, 개인 사업입니다. 직원들 급여를 주고 운영비를 충당하려면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해서 근무시간 동안 단순노동이 되었던 기술이 되었던 많은 일을 해 내야 합니다.
학원을 운영하는 선생님(강사)들도 사실상, 세공공장의 기술자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현장 일은 전혀 모르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한 석 달 동안 작품 하나 만들어서 전시용이나 만드는 그런 교수님 같은 분들께 배우면 오히려 현장에 와서 이건 뭐지 할 수도 있습니다.
귀금속 세공계통에 발을 내딛다
귀금속세공일을 배우고 싶다면 현장에 바로 취직해서 처음부터 현장일을 배우는 것이 경력도 쌓고 기술도 익히는 빠른 방법입니다.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시면 귀금속경제신문->구인->찾아 보시면 더 빠릅니다.
위에 링크의 구인은 사실상 일을 배우자고자 하는 분이 이 업체를 통하는 통로로 생각하시면 더 좋습니다. 귀금속업계를 전혀 모르고 아는 사람이 없는 상태이니 귀금속업계에 발을 내디딜 수 있는 통로로 생각하고 어디든 시작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구인하는 곳이 큰공장(사람이 많은 업체) 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큰 공장은 파트별로 일이 나누어져 있어 완전히 단순노동입니다. 주부들도 할 수 있는 단순노동으로는 기술을 익힐 수가 없습니다. 첫발을 내디딘 공장이 단순파트만 담당하는 공장이라면 너무 오래 머물지 말기를 조언드립니다.
여러기술자에게 기술을 익히자
세공기술은 한 사람에게 배워서는 안 됩니다. 여러 기술자에게서 여러 기술을 배우려면 한 공장에 오래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세공기술자의 급여는 아직 많이 박합니다. 중소기업의 인건비 수준이고 배우는 단계에서는 최저시급 수준이라 생각하시는 것이 편합니다.
이 공장 기술자에게 더 배울 게 없다 싶으면 과감히 다른 공장으로 이직을 하면서 급여 수준을 조금씩 올려나가야 합니다. 보통 공장을 이직할 때 급여가 올라갑니다.
배우는 과정이 절대 쉽지 않고 안 쓰는 손근육, 팔근육등을 써야 하고 잔일도 많아 쉽게 봐서는 안 되는 기술입니다. 기술력이 있는 사람은 어깨 너머로 보고도 배우지만 눈썰미가 없다면 반복적으로 계속해서 노력을 해야 익힐 수가 있습니다.
다행히 내가 배우는 기술자가 실력이 있고 꼼꼼하고 세심한 사람이라면 다행이지만 일을 거칠게 하고 배울 게 없는 사람이라면 과감히 공장을 옮겨야 합니다. 윗 선배를 잘 만나야 합니다.
일 잘하는 기술자는 깐깐하다.
오랜 기간 이 계통에 있다 보니 기술자분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일을 정말 잘하시는 분들은 프라이드가 강하고 좀 까다롭습니다. 일은 좀 못 하는 기술자분들은 부드럽고 유들유들합니다. 기술력이 안되니 다른 쪽으로 발달했다고 해야 할까요. 좀 부드럽고 일도 잘하면 정말 좋을 텐데 그런 분들이 잘 없습니다. 일을 잘하면 좀 까다롭고 일을 못하면 사람이 너무 부드럽고 좋습니다.
일 잘하는 기술자에게 일을 배워야 기술이 빨리 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잘 대해주고 부드러운 기술자는 마음은 편하지만 기술을 제대로 배울 수가 없습니다.
전천후가 되어야 한다.
요즘 우리 계통의 기사님들이 정말 박봉에 대우를 제대로 못 받고 있어 정말 안타깝습니다. 20대 초보나 30년 된 경력자나 급여 수준이 비슷합니다. 시급이 올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기술자에 대한 대우가 너무 박합니다.
그런데 지금 50대, 60대 된 세공기사님들 주위 동료, 후배, 연배분들 중 공장 차려서 사장님 소리 들을 때까지 안일하게 기술자로만 있었던 것을 후회해 본 적은 없으셨을까요? 분명 공장을 차릴 기회가 몇 번은 있었을 겁니다.
매일 내 월급을 주는 공장사장을 상대로 안주삼아 술을 먹지 않으셨는지요. 절대 50, 60 넘어서까지 월급쟁이로 있었던 것은 남의 탓이 아닙니다. 본인 스스로의 결정입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자기 일 외에는 다른 일을 배우려 하지 않는 속성이 있습니다. 기술자는 자기 일이 최고 다는 자부심이 강해 공판기사는 광기사를 우습게 보고 광기술자는 광 일이 최고인 줄 압니다. 공판기사는 공판일만 하려고 하고 광기사는 광일만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급여 수준이 그대로인 것입니다.
내가 둘 다 잘했다면 공장을 차릴 마음을 먹기가 훨씬 수월했을 겁니다. 기술계통은 기술이 우선입니다. 기술력으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내가 두 사람의 몫을 해 낸다면 두 사람의 급여 수준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수준의 급여를 받았을 겁니다. 물론 절대 잘리지 않을 것이고 내 공장을 차리는 것도 수월했을 겁니다.
저는 공장 왁스일도 하고 매장일도 온라인쇼핑몰도 하고 오픈마켓도 여러 개 운영하며 두 세 사람의 몫을 합니다. 집에 가면 집안일도 많습니다. 매장에 손님이 열 분이 오셔도 제가 다 상대해 드립니다. 저희 기사님은 공판, 광일 등. 몇 사람의 몫을 합니다. 타자도 1분 동안 누구는 300타를 치고 누구는 500타를 칩니다. 다 똑같은 타이핑이 아니듯 기술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술계통은 무조건 기술이 우선이고 전천후가 되어야 살아남습니다.
40대 이전에 공장을 차리자
제일 중요한 것은 무조건 40대 전에 내 공장을 해야 합니다. 빠를수록 더 좋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새로운 일을 할 용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기술이 좀 딸려도 내 것을 하면 기술이 바로 늡니다.
저희 기사님한테 일을 배워 공장을 차린 사람이 다섯 분 정도 됩니다. 저희 공장에 오래 있었던 공장장님은 성격이 워낙 소심하고 공무원스타일이라 공장 하라는 설득을 1년 동안 해서 지금은 공장 6년 차인데 저희보다 돈을 더 잘 법니다. 세공일을 배우고자 하는 순간부터 무조건 공장을 차리겠다는 마인드로 세공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월급쟁이는 돈이 안됩니다. 절대.
공장을 처음 차리면 맨땅에 헤딩을 하는 것이라 공장을 인수(거래처까지) 받는 방법이 더 좋습니다. 귀금속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많지 않다 보니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나이가 다 많은 편입니다. 이런 분들은 공장을 어서 팔고 쉬고 싶어 합니다. 이런 분들 공장을 인수해서 거래처를 잘 이어 나가기만 해도 됩니다.
공장의 수익구조
공장은 해리로 먹고 삽니다. 해리가 무엇이냐면 18k를 3.0돈을 팔면 10%를 을 더 해서 3.30돈을 거래처에서 받습니다.이 10%의 금을 해리라고 합니다. 해리를 받는 이유는 3.0돈짜리 제품을 만들려면 금을 다듬고 깎고 광을 내면서 0.30돈 정도의 금이 축이 납니다. 그 축난 금을 더 받는 것입니다. 이 축난 금들은 광통이나 공장 내에 들어가 있습니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분석소에 보내서 분석을 해 옵니다. 한번 분석 시 일을 많이 하는 곳은 몇백 돈 몇천 돈씩도 나오고 적게 하는 공장은 한 달에 20돈~30돈도 나옵니다. 일하기 나름입니다.
요즘은 금값이 상당히 올라 한달에 1000돈의 일의 하면 100돈의 해리가 생깁니다. 100돈이면 요즘시세로 못해도 3천만원가량 됩니다. 한달에 1000돈이면 하루에 40돈 정도만 만들면 됩니다. 남자팔찌, 목걸이 한벌에 10돈~40돈 하는 제품도 많습니다.(머리 좋으신 분들은 계산이 바로 될 겁니다. 이해 못하시는 분들은 어쩔수 없습니다.)
금값이 오를수록 공장은 일을 많이 할수록 이 해리 부분에서 많은 수익이 납니다. 그래서 공장은 맨 처음 말씀드렸듯이 학원에서 예술을 하듯 하루에 한 개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 해리가 사실 다 남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자의 손으로도 묻어 나가고 광통으로도 들어가고 다 회수가 되진 않지만 어느 정도 회수가 됩니다. 요즘은 옛날처럼 일을 거칠게 하지 않기에 소실률이 적습니다.
수공비가 많이 박해서 수공비로 기술자의 인건비와 운영비가 충당이 되지 않는 구조라 해리가 다 온전히 순수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위에 말씀드렸듯이 내가 전천후 기술자가 되어야 인건비 세이브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월급만으로는 절대 부를 이룰 수가 없습니다. 공장은 힘이 들지만 내가 일한 만큼 해리 부분에서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그 외 부수적으로 내 공장을 차리면 세상을 보는 시야, 깊이도 그만큼 넓어지고 업그레이가 될 수가 있습니다.
내공장을 차리면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는다.
그러려면 한 공장의 한 가지 기술만 배워서는 안 됩니다. 반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 다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공장을 차린 25세 총각(제가 제일 좋아하는)도 저희 기사님한테 두석달 배우고 공장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배울 때는 눈물 콧물 다 빼고 공장에서 숙식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하고자 한다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
이게 직원일 때는 일이 빨리 안 배워지지만 내 것을 차리면 일이 그렇게 빨리 배워집니다. 공장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공장과 매장을 함께 운영하세요
매장을 함께 운영하면 돈이 훨씬 빨리 벌립니다. 공장 세공비와 소비자를 직접 상대로 하는 세공비(마진)는 천지차이입니다. 나이가 들면 힘이 달립니다. 세공기술은 눈이 잘 보여야 하고 체력소진도 많습니다. 공장을 너무 오래 하면 체력적으로 너무 힘이 듭니다.
요즘은 온라인판매도 있고 하니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기존 거래처를 가지고 와서 공장을 하면 어느 정도 수익도 안정이 됩니다. 그때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매장을 함께 운영해야 노후에 편안하게 돈을 벌 수가 있습니다.
이쯤 되면 결혼을 해서 와이프가 있을 겁니다. 와이프한테 매장을 맡기고 이제 쉬엄쉬엄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와이프가 매장일이 익숙해지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가 있습니다. 단언컨대 공장수익보다 몇 배는 낫습니다. 매장수익만으로 먹고살 수 있다면 공장은 과감히 넘겨 버리셔도 됩니다. 아니면 수리만 하셔도 됩니다.
현역 세공기술자께 드리는 조언
공장에 월급을 받고 있는 세공기술자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무조건 내 공장을 차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본이 없다면 수리방부터 시작하세요. 소매점들 대다수는 수리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소매점에 수리 전적으로 해준다고 명함 뿌리면 바로 연락 옵니다. 그렇게 시작하는 겁니다. 수리를 성심 성의껏 해 주다 보면 내 물건도 당연히 사 줍니다.
대신, 처음부터 자본이 없어 금이 없다고 까놓고 말을 하면 좋은 거래처는 선금도 주고 수리 때문 에라도 금부터 주고 일시 켜 줍니다. 처음부터 외상 깔아놓는 업체는 과감히 버리시고 결재 잘해 주는 업체 몇 군데만 끼고 공장 하셔도 월급쟁이보단 백번 낫습니다. 딱 1년만 죽었다 생각하고 밤낮 가리지 말고 열심히 해 보세요. 금이 쌓입니다.
절대 외상거래는 안된다고 못을 박고 거래 시작하세요. 거래처는 꼭 좋은 곳만 거래하시고요. 그러면 답이 나옵니다.
결론
정리를 하자면 우선 귀금속계통에 발을 들여놓는다->세공공장에 취직해서 기술을 익힌다->선배가 시원찮으면 다른 공장으로 이직을 해서 여러 기술력을 습득한다->이직을 하면서 급여를 올린다->어느 정도 기술력이 되면 공장을 인수한다->공장을 어느 정도 운영했으면 매장을 함께 운영한다 -> 매장 운영이 안정이 되면 공장은 판다.
한 단계씩 내 디딜 때마다 안주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특히, 세공기술자(급여생활자)로 안주하면 인생 망하는 겁니다. 거래처가 있든 없든 무조건 내 것을 해야 합니다. 내가 기술력이 딸리면 딸리는 대로 나에게 맞는 소비자가 생깁니다.
긴 시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장을 하면서 겪은 우여곡절, 매장을 하면서 얻은 다른 노하우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풀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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