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사고 대처요령은 사상자 구호와 인적사항 확인, 경찰 신고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무면허·음주 사고를 직접 겪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처벌 기준과 합의 가능 여부, 수리비 보상 방법까지 정리했습니다

내리막길에서 벌어진 일
아들이 운전하던 차가 경사진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내리막길 위쪽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한 전동킥보드 한 대가 그대로 차량 앞부분으로 돌진해 왔습니다. 다행히 사람이 다치는 사고는 아니었지만, 처음엔 살짝 부딪힌 줄 알고 내려서 확인했더니 앞범퍼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킥보드를 몰던 상대는 스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대학생이었습니다. 언덕을 내려오다 킥보드를 놓쳐버린 것 같았습니다.
경찰 신고 없이 마무리된 과정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의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경찰서 신고만은 하지 말아 달라며, 차량 수리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들에게 의사를 물으니 아들도 신고 없이 정리하는 편이 낫겠다고 해서, 그렇게 진행했습니다. 수리비는 학생 아버지가 전부 부담했고 별다른 마찰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나중에 아들에게 들으니 그날 상대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고 합니다. 만약 경찰에 신고했다면 무면허에 음주까지 겹쳐 벌금이 상당했을 상황이었습니다. 상대 아버지가 그토록 신고를 만류했던 이유를 그제야 이해했습니다.
※ 이 사례는 원만히 해결된 개인적인 경험이며, 모든 사고에 그대로 적용되는 원칙은 아닙니다. 참고용으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전동킥보드도 면허 없이 타면 무면허 운전입니다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PM)’로 분류되며,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16세 이상) 이상을 보유해야 운행할 수 있습니다. 면허 없이 타다 사고를 내면 그 자체로 무면허 운전이 됩니다. 자전거 도로가 원칙적인 통행로이며, 보도(인도) 주행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사고 직후 반드시 해야 할 조치
- 구호 조치: 다친 사람이 있다면 119 신고와 응급조치가 최우선입니다.
- 인적사항 제공: 상대에게 본인 정보를 알려야 합니다. 이를 하지 않고 자리를 뜨면 가중처벌 대상입니다.
- 경찰 신고: 사고 경위를 성실하게 알려야 합니다.
무면허·음주였다면 처벌 수위는 이렇습니다
타인의 차량 등 재물을 파손한 경우 2년 이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도로교통법 제151조), 사람이 다쳤다면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사상자를 두고 도주하면 처벌이 크게 무거워지는데, 사망 사고는 벌금형 없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범칙금·과태료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위반 항목 | 부과 금액 |
|---|---|
| 무면허 운전 | 범칙금 10만 원 |
| 음주운전 | 범칙금 10만 원 (측정 불응 13만 원) |
| 13세 미만 운전 (보호자) | 과태료 10만 원 |
| 동승자 탑승(1인승 위반) | 범칙금 4만 원 |
| 안전모 미착용 | 범칙금 2만 원 |
| 신호위반·중앙선 침범·보도 주행 | 범칙금 3만 원 |
| 등화장치 미작동, 지정차로 위반 | 범칙금 1만 원 |
킥보드 차량 사고 합의,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경우
재물손괴나 상해 사고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합니다. 합의가 이루어지면 형사처벌 없이 마무리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하거나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
▣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한 경우
▣ 신호위반·중앙선 침범·제한속도 20km/h 초과
▣ 무면허 운전, 음주·약물 상태 운전
▣ 보도 침범,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즉, 저희가 겪은 사고처럼 무면허·음주 정황이 있었다면 원칙적으로는 합의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었던 셈입니다.
수리비·치료비는 누가, 어떻게 보상하나
가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으면 민법 제750조 및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킥보드 관련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그 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가해자가 무보험이고 배상 능력도 없는 상황이라면, 피해자 본인이나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자동차상해담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20년 표준약관 개정으로 개인형 이동장치도 무보험자동차 정의에 포함되어, 보행 중이나 차량 탑승 중 킥보드에 의해 피해를 입어도 보상 대상이 됩니다. 다만 가입 한도 내에서만 보상되므로, 먼저 가해자와 원만히 합의를 시도한 뒤 어려울 경우 보험사에 청구하는 순서를 권장합니다.
과실비율은 어떻게 정해지나
합의금이나 보상액을 정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과실비율입니다. 전동킥보드와 차량 사고는 아직 표준화된 과실비율 기준표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통상 자전거 대 차량 사고 기준을 참고해서 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차 중이던 차량에 킥보드가 그대로 들이받은 경우처럼 차량 쪽 과실이 거의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도 있지만, 도로 상황·속도·신호 준수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험사 간 합의가 안 되면 손해보험협회의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나 법원 판단으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저희처럼 당사자끼리 원만히 합의한 경우에는 별도로 과실비율을 다툴 필요 없이 수리비 실비 기준으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간단합니다.
합의서, 꼭 문서로 남겨야 할까
금액이 크지 않다면 구두 합의만으로 끝내는 경우도 있지만, 나중에 말이 달라지는 상황을 막으려면 간단한 합의서를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날짜와 사고 경위, 합의 금액, 양측 인적사항, “이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 정도만 들어가도 충분합니다. 은행 계좌이체 내역이나 문자메시지로도 최소한의 증빙은 남길 수 있습니다.
TIP(합의 진행 시 챙겨야 할 것)
구두 약속만 믿고 넘어가면 나중에 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고 현장 사진, 블랙박스 영상은 바로 확보해 두시고, 상대 인적사항(신분증)과 연락처를 받아두세요. 수리비를 부담받기로 했다면 견적서를 근거로 간단한 합의서나 문자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블랙박스 영상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주변 CCTV나 목격자 진술로도 사고 경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 현장 사진과 파손 부위를 여러 각도로 찍어두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Q. 인명피해가 없으면 신고하지 않아도 되나요?
법적 의무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물적 피해만 있어도 추후 분쟁을 막으려면 최소한 현장 기록은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상대가 미성년자면 누구에게 배상 책임이 있나요?
미성년자 본인의 책임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보호자(친권자)에게 감독의무 위반에 따른 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보험사에 연락하면 자동으로 경찰에 통보되나요?
보험 접수 절차에 따라 경찰 통보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신고 여부를 먼저 정하고 보험 접수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킥보드 차량 사고 합의를 고려하신다면, 도주·음주측정 거부·신호위반 등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물적 피해만 있어도 무면허·음주 여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무엇보다 사고 직후 현장 기록과 인적사항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